2009년 03월 31일
"Q&A" ★★★★★
Q & A - ![]()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문학동네 |
우연히 만났어요. 다른 책에 대해서 리뷰를 찾아보다가 검색에 얻어걸렸지요. 처음 가 보는 블로그였고 그렇게 극찬한 포스트도 아니었는데, 왜인지 이 책을 읽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아리송해요. 그 우연에 감사합니다. 인도를 배경으로, 퀴즈쇼에 대한 내용이라는 것만 알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40% 정도 읽고 양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했고, 한 장 넘길 때마다 책이 줄어가는 걸 아쉬워했어요. 마침내 다 읽고 책장을 덮었을 때는 이 책을 써준 작가에게, 이 책을 출판하기로 해 준 한국 출판사에게, 편집부 담당자에게, 번역자에게, 글을 읽을 수 있는 나에게, 온 세상에 감사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너무나 멋진 책이기 때문에 리뷰를 써야겠다 써야겠다 생각하면서도 충천하는 빠심을 가누기 힘들어 뭐라 써야 할 지도 모를 지경이었어요. 줄거리는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인도 빈민가 출신의 소년이 인도에서 새로 시작하는 대형 퀴즈쇼의 첫 승자가 되었어요. 상금이 크기 때문에 문제도 어려웠고, 제작진은 소년의 교육 환경으로 보아 그 문제들을 모조리 맞춘 건 비리나 짜맞춤이 있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상식이나 교양이라고는 몰랐거든요. 그래서, 소년은 우승하자마자 경찰서에 갇힙니다[...] 소년은 자기가 아는 문제만 나왔다고 주장하지만, 연속적으로 그렇게 운이 좋게 들어맞을 확률은 낮지요. 그리고 어떤 여변호사가 주인공을 변호하기 위해 한밤중에 경찰서로 달려와 빼내고, 주인공은 변호사의 집에서 어떻게 자신이 문제들을 맞출 수 있었나 얘기합니다. 놀라운 건, 그 모든 이야기가 하나도 억지스럽지 않다는 거예요. 소년의 주장은 사실이었어요. 일부러 퀴즈쇼용으로 공부하는 문제들이 아니라, 살면서 뇌리에 꽂히는 어느 한 순간, 그 순간의 집약이 우연히도 그 날 퀴즈쇼의 문제였다는 거죠. 헌데 그 우연의 연속이 모두 납득이 갑니다. 작가는 어쩜 이런 이야기들을 생각해냈을까요? 그리고 또 그걸 어떻게 이리도 자연스럽게 배열하고 풀어냈을까요? 그 구성력 하나만으로도 크게 점수를 줄 수 있는데, 더욱 놀라운 건 그 이야기가 재미있기까지 하다는 거예요. 불공평하고 괴로운 인도 밑바닥 계층의 이미지를 배신하지 않는 이야기들입니다. 그러면서도 독자의 마음이 너무 아프지 않게, 그러나 현실을 충분히 들여다보며, 언제나 무력하고 약하고 당하는 입장이고 그걸 벗어날 길도 없지만 그 안에서도 삶을 계속하게 해 주는 반짝임, 유머, 배려, 아름다움을 충분히 살려주고 있어요. 따로 따로 떼어놓아도 단편 하나를 구성할 만한 기승전결을 갖고 있는 에피소드가 모여서 또 하나의 커다란 기승전결을 만들고 있어요. 숨이 막히게 몰아붙이는 속도감이 있는 건 아녜요. 만일 그렇다면 이 책이 그렇게 충만하다고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적절한 속도로 페이지를 넘기게 하면서도 단순히 다음 내용을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야기 안에 푹 빠져 있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책을 읽도록 만듭니다. 게다가 부족함없는 마무리까지. 아, 이걸 뭐라고 설명할 수 있겠어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원작이더군요. 영화의 시간을 타고 신판이 나온 모양이에요.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게 될 테니 기뻐요. 쉬운 표지이기 때문에 별점 평가를 선호하면서도, 늘 몇 점을 매겨 써야 할까 망설여져요. 이 책엔 단숨에 별 다섯 개를 그릴 수 있습니다. 연말 연시에는 온갖 어워즈가 발표되지요. 올해의... 가장... 이런 수식어가 붙은 하나를 꼽는 건 제게 너무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내게 2008년은 Q&A를 만난 해라고. |
http://highbrid.egloos.com2009-03-31T13:16:240.3
# by | 2009/03/31 22:16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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